너무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현대인의 삶 속에 교회력에 나오는 절기는 우리를 스쳐 지나가는 시간에 느림의 미학을 부여합니다. 이 느림의 미학을 좀 더 더 확대하기 위해서 미국의 기독교 작가 켄 가이어는 ‘속도를 늦춰주소서’라는 제목으로 기도합니다.

지나온 길에 받았던 사랑을 기억하게 하소서. 주었던 사랑도 기억되게 하소서. 이 여정이 얼마나 짧은지 깨닫게 하사 아무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도록 속도를 늦춰주소서.

<aside> <img src="/icons/help-alternate_gray.svg" alt="/icons/help-alternate_gray.svg" width="40px" /> 시간의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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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공간의 종교라기보다는 시간의 종교입니다. 먼저, 이 말에는 하나님의 역사가 시간이라는 역사적인 한계 속에서 일어났음을 인정하고 그 사건들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가 들어 있고, 또 하나는 교회력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기독교의 예배를 반복적으로 구조하여 축하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교회력을 종합해서 정리해서 말한다면, 교회력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사역, 수난, 죽으심, 부활, 영으로 임하심, 그리고 재림 안에서 완성되어진 우리의 구원 역사를 매년 재현하는 것”입니다. 현재 전 세계의 개신교회가 공통으로 지키고 있는 연중 교회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독교는 이런 교회력을 사용해서 기독교 예배 가운데 과거에 역사하신 하나님을 현재에 만나게 되는 아남네시스의 경험과 미래의 하나님의 행동을 현재로 가져오게 하는 프로렙시스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다. 이런 두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교회력을 은총의 교회력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aside> <img src="/icons/help-alternate_gray.svg" alt="/icons/help-alternate_gray.svg" width="40px" /> 부활절의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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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을 뜻하는 영어 Easter는 'Eastre'라는 이교도적인 이름을 고대 영어에 맞추어 바꾼 말입니다. Eastre는 튜튼 족의 신 중 봄과 새벽 여신의 이름이었습니다. 이 여신의 축일은 해마다 춘분에 열렸습니다. 부활절의 원래 명칭은 유월절을 뜻하는 히브리어인 파스카(Pascha)였습니다. 죽음과 부활은 하나님에게 새로운 유월절, 즉 노예 상태로부터의 해방을 이루었다는 뜻을 부여했습니다. 그래서 성경적으로는 Easter라는 단어보다 파스카(Pascha)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